이외수란 누구인가?....
김성동은 어느 날 동료 소설가와 함께 허름한 밥집이며
술집을 전전하다가 여인숙에 찾아들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 김성동의 행색도 꼴불견이었지만 동행한 소설가를 보고는 주인장들이 방을 놓지 않았다. 다행히 허름한 방 하나를 잡게 되었는데, 그때의 여인숙이란 게 문 열면 바로
방이라서 숙박객은 신발을 들어 방문 위 작은 시렁에 올려놓곤 했다.
김성동은 엉거주춤 뒤따라
들어온 동료 소설가에게 "아니, 신발을 신고 들어오면 어쩌란 말이요?" 하면서 신발을 벗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동료는 껄껄,
웃으며 이미 신발은 벗어 올려놓았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발목 아래 저 시커먼 것은 무엇이란 말이더뇨,
궁금하여 가만히 보니 그것은 두껍게
쌓이고 쌓인 때였다. 그때 마침 여주인이 물 주전자를
들고 오다가 그 광경을 보고는 대경실색하면서 목덜미를 잡아끌어 세면장에 데려가서 몇 시간이고 씻겨줬다는, 그런 얘기다.
그 동료 소설가가 바로 이외수다. 며칠 정도가 아니라
몇 달, 몇 해를 씻지 않아서 두 발이 검은
덧버선 신은 모양으로 시커멓게 때가 쌓이고 쌓였던 것인데,
정작 당사자는
“허참, 세상 사람들 말이야. 이렇게 편한 자유를 모른단 말씀이야”
하고 껄껄 웃었다는 얘기다
이외수란 이런사람이다…
일상에 무덤덤해 질 때 읽는 이외수의 시한편..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몸은 병들어
비틀거리고
글은 쓸수록 까마득한데
어느새
머리에는 하얀 무서리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까불지 마라
아직은
가운데 손가락
힘차게 뻗어
뻑큐를 먹일 기력은 남아 있으니
내 목숨 다 하는 그날까지
겨울에도
시퍼런 대숲
자라오르고
그 위로 보름달 하나
청명하리라
李外秀
<<계란>>
비록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죽은 것은 아니었어요
날개없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멎은 채로 가슴 안에 키우던 꿈
푸른 하늘이지요
당신은 겨우 나를 후라이팬에 튀겨
김밥 속에 쑤셔 넣고 있지만요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내 가슴 안에는
작은 아침 해 하나
금빛 꿈으로 들어앉아 있었다구요
죽은 것은 아니었어요
날개없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멎은 채로 가슴 안에 키우던 꿈
푸른 하늘이지요
당신은 겨우 나를 후라이팬에 튀겨
김밥 속에 쑤셔 넣고 있지만요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내 가슴 안에는
작은 아침 해 하나
금빛 꿈으로 들어앉아 있었다구요
李外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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