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이외수에 대하여…

 

이외수란 누구인가?....
김성동은 어느 동료 소설가와 함께 허름한 밥집이며
술집을 전전하다가 여인숙에 찾아들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 김성동의 행색도 꼴불견이었지만 동행한 소설가를 보고는 주인장들이 방을 놓지 않았다. 다행히 허름한 하나를 잡게 되었는데, 그때의 여인숙이란 열면 바로
방이라서 숙박객은 신발을 들어 방문 작은 시렁에 올려놓곤 했다.
김성동은 엉거주춤 따라
들어온 동료 소설가에게 "아니, 신발을 신고 들어오면 어쩌란 말이요?" 하면서 신발을 벗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동료는 껄껄,
웃으며 이미 신발은 벗어 올려놓았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발목 아래 시커먼 것은 무엇이란 말이더뇨,
궁금하여 가만히 보니 그것은 두껍게
쌓이고 쌓인 때였다. 그때 마침 여주인이 주전자를
들고 오다가 광경을 보고는 대경실색하면서 목덜미 잡아끌어 세면장에 데려가서 시간이고 씻겨줬다는, 그런 얘기다.
  동료 소설가가 바로 이외수다. 며칠 정도가 아니라
, 해를 씻지 않아서 발이 검은
덧버선 신은 모양으로 시커멓게 때가 쌓이고 쌓였던 것인데,
정작 당사자는
허참, 세상 사람들 이야. 이렇게 편한 자유를 모른단 말씀이야
하고 껄껄 웃었다는 얘기다
이외수란 이런사람이다

 

일상에 무덤덤해 읽는 이외수의 시한편..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몸은 병들어
비틀거리고
글은 쓸수록 까마득한데
어느새
머리에는 하얀 무서리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까불지 마라

아직은
가운데 손가락
힘차게 뻗어
뻑큐를 먹일 기력은 남아 있으니

목숨 하는 그날까지
겨울에도
시퍼런 대숲
자라오르고
위로 보름달 하나
청명하리라

李外秀

 

<<계란>>
 
비록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죽은 것은 아니었어요
날개없는 세상 모든 것들이
멎은 채로 가슴 안에 키우던
푸른 하늘이지요
당신은 겨우 나를 후라이팬에 튀겨
김밥 속에 쑤셔 넣고 있지만요
조금 까지만 해도
가슴 안에는
작은 아침 하나
금빛 꿈으로 들어앉아 있었다구요
 
李外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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