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안에서는 본래 외부 음식 반입 금지.
그래도 죽어도 햄버거를 먹어야겠다는 그녀를 위해 내가 강구 해 낸 방법.
자리 선택은 무조건 복도 쪽!
이건 정말 필수다.
만약, 중앙에 앉아서 냄새를 풍기며 햄버거를 개봉하는 순간.
영화관 예절에 도예가 깊으신 익명의 고객님께서 직원에게 일러바쳐
살면서 가장 수치스러운 쪽팔림을 당할 수 있다.
START
햄버거 세트 두 개를 담은 바스락거리는 종이봉지는
갔다 버리고, 외각에 앉을 사람(거의 나..)의 가방에 햄버거를 담는다.
콜라를 포장한 비닐 봉지는 버리지 말고, 그대로 가방에 담는다.
그래야 귀한 음료를 쏟지 않을 것이다.
영화관 잠입에 성공 했다면,
먼저 콜라를 각자의
팔걸이에 달린 음료수 꽂이에 꽂는다.
그 때는 당당해도 좋다.
콜라는 냄새도 안 나고
꺼네는 동안 소리도 안나고,
모양새도 다 거기서 거기니까.
광고가 시작 됐다고 해서
절대 햄버거를 꺼내면 안 된다.
광고가 진행 되는 동안
극장 직원들은 화면이 잘 나오는 지,
객석은 얼마나 찼는지,
극장 내 다른 불편사항은 없는지 확인 한다.
그러나 매의 눈을 갖은 직원에게
햄버거 먹는 모습이 발각 된다면,
오늘 세상에서 제일 맛있을
당신의 햄버거를 뺏기게 될 것이다.
영화 상영
암전과 동시에 영화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 햄버거 개봉박두.
가방 속에서 햄버거를 꺼내고
타이틀 음악의 비트 강도에 맞춰
햄버거의 비닐포장을 깐다.
이때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니,
3배속 느린 화면을
재연하는 듯한 모션으로 임해야 한다.
햄버거 포장을 다 까고 나면
옆 통로에 살포시 내려 놓고
티슈를 서 너 장 겹쳐
햄버거 밑을 감싸 그녀에게 전해 준다.
이것은 햄버거를 먹는 동안 발생할
비닐 포장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햄버거를 다 먹을 때까지
후렌치후라이드는 거의 먹을 수 없다.
허용 된 공간도 좁고,
주변인을 배고프게 하는
두 가지의 스멜을
한꺼번에 풍길 수 없기 때문이다.
후렌치후라이를 먹을 때
케첩은 귀퉁이를 아주 조금 잘라내고,
후렌치후라이를 집어먹으면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적당량을 다이렉트로 흡입한다.
그녀의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이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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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신은 오늘 그녀에게
뽀뽀세례를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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